2019년 9월 24일에 별세하신 서임생 님의 막내 딸 아들 2000년생 황종빈 입니다. 2013년 여름 쯤 대학병원에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외할머니께서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려고 하시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졌다는 말씀을 전달 하셨는데 당시 아버지의 외도로 인해 별거를 당하신 어머니께서 패닉 상태로 병원에 가셔서 인공관절 수술부터 퇴원까지 지켜보시고 대략 15일 뒤에 돌아 오셨습니다. 하지만 대략 6개월 뒤에 베란다에서 넘어지셔서 또 같은 수술을 해야했지만 담당 의사 분께서 치매가 오실 수 있어서 마음 준비는 하셔야 된다고 말씀 하셨는데 결국 치매가 오시고 말았습니다.

그 뒤로 두 번째 수술을 하기 전 하셨던 백내장 수술은 무용지물 상태로 점점 악화 되었고 평소에 앓고 계셨던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병이 다시 찾아 오셨습니다. 2018년 부터는 폐렴 증상도 있으셔서 2019년에는 새벽에 입원, 오전에 퇴원을 대략 3-4번 정도 반복 하셨습니다. 하지만 추석이 지나고 나서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되셨고 결국 세균성 폐렴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당일 아침에 음악을 듣다가 노트북으로 문자를 받게 되었고 급하게 짐을 챙긴 뒤 밖에 나와서 기다렸지만 정산이 아직 끝나지 않은 관계로 제가 먼저 사촌동생 2명하고 같이 장례식장에 갔어야 했습니다.

막상 도착하고 나니 온 몸이 얼음이 된 것처럼 아무 생각이 없었고 그냥 시키는대로 장례식에 참여했는데 장례식 때를 포함해 심지어 발인식 하는 날이었던 26일에 새벽 5시 쯤 종교가 없는 저를 포함해 전부 모여서 발인예배를 할 때까지도 울지 않았지만 명복공원에 도착하고 나서 시신을 화장장에 넣을 때 울고 말았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주말만 되면 고기 또는 찜닭을 사서 놀러 오라고 하셔서 바쁠 때나 눈 오는 날 제외하고는 시장 정육점에 들려서 2-3만원 정도 구매하고 갔었는데 그 뒤로는 그런 추억도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고 저 스스로에게 원망만 쌓았던 날이 계속 왔었습니다.

외할머니한테 사과 받고 싶은 것도 있고 반대로 사과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돌아가시기 전 추석 때 그쪽 식구들하고 외할머니 얼굴 보기 싫어서 안 갔었다보니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입관식 때는 사촌 동생 반려견을 애완동물 카페에 맡긴다고 사촌동생하고 함께 참여하지 못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장례식장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에 입관식에 참여해야 했는데 후회가 됩니다. 다행히 본가에서 차로 20-30분 정도 가면 안치 장소가 있어서 혼자서 가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선생님들 하고 갈등이 있어서 전쟁을 치르다가 자퇴를 하고 한 동안은 쉬고 있었는데 막상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어떻게 마음 정리를 해야될 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학창시절의 반은 외할머니의 간병인 반면 그 나머지는 아무 문제도 없었던 즐거웠던 날이었기 때문에 그 즐거웠던 날이 다시 찾아오거나 아니면 저의 기억 속에서 다시 떠오르면 좋겠습니다. 병원에 입원, 퇴원을 반복 하신다고 수고 많으셨고 어머니께서 화가 나셔서 저한테 화풀이도 하시면서 외할머니를 때린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편히 쉬세요.